Three Parts, One Argument
세 가지 재료가 벌이는 한 판의 논쟁
버번의 오크와 바닐라가 바닥을 깔고, 레몬의 산이 그 위를 가로지른다. 설탕은 둘을 화해시키는 역할일 뿐 스스로 나서지 않는다.
거품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. 달걀흰자를 넣으면 산미가 혀에 닿기 전에 한 겹 걸러지면서, 같은 배합인데도 훨씬 둥글게 느껴진다.
1862년 제리 토머스의 『바텐더 가이드』에 이미 실려 있다. 다만 그보다 앞서 대양을 건너던 선원들이 괴혈병을 막으려 증류주에 감귤과 설탕을 타 마시던 습관이 원형이라는 설명이 오래 따라다닌다.
사워는 하나의 칵테일이라기보다 공식이다. 증류주·감귤·감미료. 이 셋의 비율만 정하면 나머지는 이름만 바뀐다.
이름에 수사가 없다. 위스키로 만든 사워, 그뿐이다. 진으로 만들면 진 사워, 피스코로 만들면 피스코 사워가 되는 식이라 이름 자체가 레시피의 요약이다.
덧붙일 것이 없다는 점이 이 잔의 성격이기도 하다. 비율이 어긋나면 숨을 곳이 없다.
록스 글라스
비터스 무늬 · 레몬 필
드라이 셰이크
약 20%
SWCT
거품 위 무늬는 맛에 아무 영향이 없다. 비터스 몇 방울이 들어가는 건 맞지만, 하트든 깃털이든 어떤 모양으로 끌든 혀는 구분하지 못한다. 순전히 마시기 직전 삼십 초를 위한 장식이다.